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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1분 에너지] '그린 암모니아'란? 방귀냄새의 암모니아가 수소와 만났을 때!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1. 8. 19.

향후 온실가스 배출 Net-Zero를 달성하고,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 이행하는데 암모니아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사람들이 암모니아를 잘 모르거나, 한 번쯤 들어본 사람은 암모니아를 ‘방귀 냄새’와 연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암모니아는 비료를 만드는 데 쓰여 인류의 생산성 향상에 엄청난 기여를 하였고, 앞으로는 수소와 결합되어 기후변화를 막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외 기업과 연구소에서 암모니아를 에너지 발전에 사용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암모니아 생산과정에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 암모니아’가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암모니아에 쏟아지는 관심, 암모니아란 무엇인지, 암모니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린 암모니아’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1. 암모니아, 쏟아지는 관심
2. 암모니아란?
3. 왜 암모니아인가?
4. ‘그린 암모니아’가 온다

1. 암모니아, 쏟아지는 관심

사진=pixabay

최근 국내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암모니아에서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를 추출했는데, 탄소배출 없이 추출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법에 비해서 더 쉬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수소경제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 뿐만 아니라, 포스코, 현대자동차, 두산중공업, 한화솔루션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활발하게 암모니아, 특히 ‘그린 암모니아’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그린 암모니아를 통해 국내로 해외 수소를 수입하고,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분리해서 여기저기에 활용하는 밸류체인 전반을 장악하겠다는 것.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방귀 냄새’로만 연상되던 암모니아에 왜 갑자기 국내외 연구진과 기업들이 주목하기 시작한 것일까? 암모니아는 무엇이고? 왜 암모니아를 수소에 사용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린 암모니아’는 무엇일까?


2. 암모니아란?

질소원자(N) 1개와 수소원자(H) 3개의 화합물, 암모니아 (사진= pixabay)

암모니아는 NH3 합성물이다. 즉, 질소원자(N) 1개와 수소원자(H) 3개가 결합된 화합물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가 있는데, 이 때문에 암모니아 성분이 들어있는 오줌과 방귀에서 찌린내가 난다. 그리고 독성이 있어 피부에 닿거나 다량 섭취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암모니아는 농사짓는데 쓰는 비료의 재료이다 (사진=pixabay)

하지만, 방귀 냄새와 독성을 암모니아의 전부는 아니다. 암모니아는 농작물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비료의 재료로서 인류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하는 데 기여하였다. 식물이 자라는데 필수적인 성분이 질소인데, 농작물을 많이 생산할수록 땅속의 질소 성분이 줄어들고 자연스레 생산 가능한 농작물의 양이 줄어든다. 과학자들이 (여기서 화학 시간에 한번 들어봤을 ‘하버-보슈 법’이란 게 나온다) 인위적으로 질소와 수소를 합성하여 암모니아를 만드는 데 성공하게 되고, 암모니아의 질소 성분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해 인류를 굶주림에서 구한다. 지금도 비료는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암모니아는 비료 합성에 사용되지만, 외에도 암모니아는 산업 원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3. 왜 암모니아 인가?

암모니아는 수소를 저장, 운송하는데 필요하다 (사진= pixabay)

그렇다면 왜? 왜 갑자기 이 시점에 암모니아가 각광받는 것일까? 이는 암모니아가 수소의 '운반체'이기 때문이다.수소를 바다 건너 운송하고, 저장하기 위해서 암모니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NH3라는 암모니아의 분자식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NH3라는 암모니아는 질소(N)와 수소(H)가 합성돼서 만들어지는데, 반대로 합성된 암모니아에서 수소(H)만 뽑아내면 되기 때문에 암모니아를 수소 운반체로 쓸 수 있다. 수소(H)를 추출한 결과 질소(N)만 나오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도 없다.

※ (참고) 수소를 운송하는 4가지 방법: 기체 수소, 액화수소, 액상 수소 운반체, 그리고 암모니아※

https://sheffield.tistory.com/73?category=1000458

[문과생을 위한 3분 수소] 수소 배달하기 (수소의 저장과 운송)

이전 글에서 봤듯이 장기적으로 결국 그린 수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는 한정된 재생 에너지 자원과 비용 문제로 인해 그린 수소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내생산/해외수입한

sheffield.tistory.com

최근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수소’가 각광받으면서 이와 관련해서 암모니아도 함께 주목받게 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경제에 정부 및 산업계가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30년 경부터 급격히 국내 수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만으론 전체 수소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수소 도입과 병행해야 하며, 해외 수소 도입 시 저장과 운송에 암모니아가 쓰일 것으로 예상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위 링크를 통해 설명했듯이, 수소를 저장 및 운송하는 방법에는 압축, 액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왜 그중에서 암모니아일까? 액화수소를 이용한 수소 운송에 비해 암모니아를 이용한 수소 운송에 분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 암모니아 수소 운송의 장점 ※
1.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 밀도가 액화수소보다 1.7배 높아서 대용량 저장이 가능하다.
2. 암모니아는 영하 33도에서 액화하기 때문에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 참고로 액화수소는 영하 235도까지 온도를 낮추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도 에너지도 많이 들어간다.
3. 이미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운송과 저장에 필요한 인프라가 이미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물론 단점도 있다.

사진=pixabay
※ 암모니아 수소 운송의 단점 ※
1. 독성과 냄새가 있어 누출 시 오염원이 될 수 있고,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
2. 수소를 질소와 합성시켜서 암모니아로 만들고 다시 수소를 추출하는데 에너지가 소요된다.

그런데 그보다 시급한 단점은 바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암모니아는 수소(H)와 질소(N)의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에 필요한 수소(H)는 물이나 천연가스 등에서 추출하고, 질소(N)는 공기 중에서 추출해서 만들어진다.

암모니아 생성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사진=pixabay)

현재 암모니아는 20세기 초반에 개발된 공정 기술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이 방식의 문제는 수소와 질소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고온, 고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많고, 여기에 쓰이는 전기를 만드는데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할 경우 또, 탄소가 또 배출된다. 영국 왕립 자연과학 학회 (The Royal Society) 연구 보고에 따르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데 매년 전 세계 에너지 생산의 1.8% 정도가 소비되며, 그 결과 5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니 ‘암모니아’가 탄소배출 없는 에너지 운반원이라고 한들,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가 다량 배출되니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이, 그리고 주목받는 것이 생성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 암모니아’이다.


4. ‘그린 암모니아’가 온다

수소는 물에서, 질소는 공기에서, 전기는 재생에너지로 이것이 바로 '그린 암모니아' (사진= Stamicarbon)

‘그린 암모니아’는 생성 과정에서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활용하여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암모니아를 의미한다. 암모니아 합성에 필요한 수소(H)는 수전해 기술을 통해 물(H20)에서 추출하고, 질소(N)는 공기에서 추출하고, 이 둘을 태양광이나 풍력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만든 전기로 합성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제로(Zero)로 만들 수 있다. 수소를 추출하는데 탄소를 배출하고, 수소와 질소를 합성하는 데 화석연료로 만든 전기를 사용하는 지금의 암모니아 합성법과는 다른 점이 바로 생성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여부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아직은 비용이 문제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력만으로 물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수전해 기술'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직 경제성이 없다. 하지만, 태양광 에너지가 풍부한 모로코,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에서 발전된 전기에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있으며, 덕분에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수소 추출에도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수전해 기술 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그린 암모니아 생산도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이며, 암모니아를 이용한 국가간 수소 트레이딩도 활성활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pixabay

그린 암모니아는 수소 운반체로서 기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에너지 저장 매개체, 비료의 재료, 연료전지를 활용한 전력 생산에 쓰일 뿐만 아니라, 가스터빈에 들어가 직접 연소를 통한 열과 전기 생산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20세기에 암모니아는 비료가 되어 인류를 굶주림에서 한 번 구한 경험이 있다. 이제 21세기에 '그린 암모니아'가 되어 인류를 기후재앙에서 한번 더 구해낼 준비를 하고 있다.


※ 참고자료 ※

- 성재경 기자, 2021.08.12, <에너지연구원, 암모니아에서 수소 뽑아내는 핵심기술 개발>, http://www.h2news.kr/mobile/article.html?no=9178

- 강경민 기자, 2021.07.15,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 그린 암모니아 드림팀 떴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71542601

- 임성아 칼럼니스트, 2009.01.07, <암모니아 합성법의 두 얼굴>,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331820.html

- Stamicarbon, <Stami Green Ammonia>, https://www.stamicarbon.com/what-we-do/green-ammonia

- The Royal Society, 2020.02, <Ammonia: zero-carbon fertiliser, fuel and energy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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