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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기후 뉴스] 중국이 세계를 기후재앙에서 구한다??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1. 8. 11.

'전랑 2'라는 중국 영화가 있다. 중국의 특수부대가 전염병과 전쟁으로부터 세계를 구한다는 스토리다. 중국 영화니까 중국을 멋있게 묘사하는 것까지는 이해하더라도, 그 정도가 너무 노골적이고 비현실적이어서인지 나날이 과감해지는 중국의 애국주의를 논할 때 종종 조롱하듯이 언급되기도 하는 영화이다. 그런데, 중국이 세계를 구한다는 '전랑 2'의 설정처럼, 세계를 기후재앙으로부터 구해내는 게 중국이 될 수도 있다.

'전랑 2' 중에서...

그 이유는 중국이 '전랑 2'에서처럼 특별히 위대해서가 아니라, 중국이 가장 많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다보니,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국가가 되어버렸다. (최근 BBC에서 'Why China's climate policy matters to us all'이라는 기사로 이 문제를 다루었는데, 아래 글은 해당 기사를 출처로 작성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없이, 세계는 기후 재앙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들 말한다. 물론, 시진핑이 2030년 이전에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하고 하였지만,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1. "세계 1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지만, 중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비록, 중국의 인당 탄소배출량은 미국의 절반밖에 되지 않지만, 14억이라는 인구와 폭발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 국가가 되어버렸다.

출처=Global Carbon Project 2020, 이미지=BBC

중국은 이미 2006년에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가가 되었고, 현재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넷 제로(Net-Zero)를 달성한다면, '전랑 2'까지는 아니어도 세계를 기후 재앙에서 1/4은 구원한 셈이다.


2. 여전히 높은 석탄 화력발전 의존도

물론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 석탄 화력발전을 극적으로 줄이는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오랜 기간 석탄발전은 중국의 주요 발전원이었고, 2008년 이후로는 그 증가세가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출처=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이미지=BBC

시진핑은 2026년부터 석탄 화력발전을 점진적으로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환경운동가나 기관에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한다. 중국 칭화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중국의 모든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이를 재생에너지나 원자력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한다.

출처=Global Energy Monitor 2021, 이미지=BBC

하지만, 이는 시진핑의 말과 대학의 연구결과일 뿐, 중국은 여전히 60여개 지역에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특히,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의 대부분이 중국 화북지역, 특히 한국과 가까운 산둥성에 밀집해 있다.

신규 건설되는 석탄 화력발전소는 30~40년 정도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를 중단할 뿐만 아니라, 오래된 발전소를 폐기해야 한다. 탄소포집 기술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아직 대규모로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중국은, 과거 서구 국가들이 국가발전을 위해 탄소 배출을 했던 것처럼, 중국도 동일하게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자국 내뿐만 아니라,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해외 석탄 화력발전에도 금융을 지원하였다.


3. 중국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다

비록, 석탄 화력발전 감축에 더디지만 중국도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출처=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 2021, 이미지= BBC

중국의 친환경 기술력 및 제조능력, 예를 들면 태양광 패널, 대용량 배터리 등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은 각 도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친환경 기술에 투자하였다. 현재 중국은 세계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 세계 1위이다. 2020년 풍력 발전 설비도 타 국가 대비 높은 성장을 보였다.

중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의 발전용량을 25%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에도, 대기 중에 있는 온실가스를 흡수하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토양부식과 오염을 막기 위한 강력한 산림조성 정책 덕분에 빠른 속도로 중국에 녹지가 형성되고, 회복되고 있다. 전기차 보급 또한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기후 문제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위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아무리 국내 석탄 화력발전소를 전부 폐쇄한다고 하더라도 서울에서 부산 거리 되는 중국의 산둥성 지역에 석탄 화력발전소가 무더기로 건설되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이 '전랑 2'에서 처럼 진정 멋있게 세계를 구하고 싶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효과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된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4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그 이상을 줄인다면, 그때 비로소 전 세계에서 중국이 기후재앙을 막았다고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 BBC, 'Why China's energy policy matters to us all", 2021.08.09

https://www.bbc.com/news/world-asia-china-57483492

 

Why China's climate policy matters to us all

The global battle against climate change is likely to be won or lost in China.

www.b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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