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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에너지 메모]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한 생각정리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1. 8. 16.

2050 세 가지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근에 정부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 내용의 골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3가지 시나리오'였다. 시나리오 1과 2는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90% 이상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시나리오 3은 완전한 Net Zero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시나리오 1 "2050년 온실가스 25.4백만톤 달성"
석탄발전을 포함한 기존방식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기술발전 및 연료/원료의 전환을 통한 감축
※ 시나리오 2 "2050년 온실가스 18.7백만톤 달성"
석탄발전을 줄이고, 생활양식을 변화하여 온실가스를 추가적으로 감축
※ 시나리오 3 "2050년 온실가스 Net-Zero 달성"
석탄발전 및 LNG를 비롯한 화석연료를 완전히 중단하고,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 수소 적극 활용을 통한 가장 획기적인 감축안

↓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간단 정리 ↓

https://sheffield.tistory.com/142

[에너지 소식] 짧고 굵게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발표' 간단 정리

※ 2021년 8월 5일, 탄소중립위원회에서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발표 - 아직 '초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나침반 정도로 이해하

sheffield.tistory.com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을 만들기란 어렵다.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도 기후/환경단체, 산업계 모두 실망과 불만 섞인 평가를 내놓았다. 기후/환경단체는 시나리오에 '탄소중립이 없다'는 주장이고, 산업계는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세가지 시나리오 중 2개는 'Net-Zero'가 아니다 (사진=KBS)

기후/환경단체는 세가지 시나리오 중 Net-Zero를 달성하는 시나리오는 세 번째 시나리오뿐이며, 시나리오 1과 2는 온실가스 Net-Zero가 아니고 석탄 화력발전소가 여전히 가동된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초안이라고 평가했고, 산업계는 시나리오 초안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2020년 기준 한국 발전설비의 28%에 달하는 석탄 화력발전설비를 0%으로 떨어뜨리는 것, 2020년 기준 16%밖에 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을 70%로 올리는 것, 그 와중에 원전은 폐지하는 것 등등 현실성과 경제성을 무시한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보며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처음 보고, 전 국가적으로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에 비해 Net-Zero가 아닌 시나리오에 한번 의아했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려야 시나리오 3의 Net-Zero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며 두 번 놀랐다. 그 외에도 시나리오 초안을 보며 든 생각을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1. 탄소중립 성공의 절반은 '전환(발전)과 산업'에 달렸다.

사진= Pixabay

2050년 탄소중립 성공여부는 '전환(발전)과 산업' 부문에 달렸다. (*전환은 1차 에너지를 최종에너지로 전환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뜻하지만, 일반적으로 발전부문을 의미). 즉, 전기를 만들고, 물건을 만드는데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만 해결해도 탄소중립은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727.6백만톤이었다. (순배출량은 686.3백만 톤) 이중, 전환 부문(전기 발생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에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269.6백만 톤이고, 산업부문(시멘트, 화학제품 등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에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260.5백만 톤이었다. 둘만 합쳐도 약 529백만 톤으로, 2018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 두부문만 제대로 해결해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게임의 절반이상은 끝난 셈이다. 전기차, 식습관 개선, 산림조성 등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선 모든 노력을 총동원해야겠지만, Impact 측면에서는 두 부문이 가장 크다.


2. 쉬워 보이진 않음

사진= Pixabay

'전환부문'은 산업부문과 함께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부문 중 하나이다. 그리고 전환 부문은 Net-Zero 달성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Net-Zero를 달성 못하는 시나리오1,2와 Net-Zero를 달성하는 시나리오 3을 비교해보면 둘의 차이는 전환 부문에서 온실가스 제로배출을 달성할 수 있느냐이다. 시나리오 3가 Net-Zero를 달성할 수 있는 이유는 획기적으로 전환 부문에서 온실가스 제로배출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환부문에서 온실가스를 제로배출을 달성하는 것이 쉬워 보이진 않는다. 시나리오 3안의 LNG 화력발전소 0%, 석탄 화력발전소 0%, 그리고 재생에너지 70% 발전설비 비중은 현실성이 부족해 보인다. 그리고 '무탄소 신전원'이라는 이름으로 21%를 배정하고 수소, 잔여 원전 등이라고 설명해두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2050년까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신 에너지원이 나오길 바라야 하는 것은 아니길.



3. CCUS 기술이 절실하다

사진= Pixabay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Net-Zero를 달성하는 가장 급진적인 시나리오 3도 산업부문, 수송부문, 건물부문 등에서 어느 정도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가정한다. 전 세계를 재생에너지로 뒤엎어도, 시멘트, 화학제품 등의 제조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온실가스는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배출될 수밖에 없는 온실가스를 잡아서, 묻어두거나, 활용하는 CCUS기술이 절실하다. 시나리오 1, 2, 3안을 모두 보아도 CCUS를 통해 전환+산업부문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모두 처리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탄소를 포집하는 것도, 포집 후에 이를 어디에 저장할지도, 혹은 어디에 활용할지도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한 상태인 듯하다.

CCUS만큼은 아니지만, 산림가꾸기, 연안습지, 바다숲 조성 등을 통한 흡수원도 24.7백만 톤 정도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다. 숲, 습지, 바다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최대한 숲과 습지를 보존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 참고자료 ※

- KBS,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라보는 '내부 시선'..."들러리 선 느낌이네요">, 2021.08.12,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52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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