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봤듯이 장기적으로 결국 그린 수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는 한정된 재생 에너지 자원과 비용 문제로 인해 그린 수소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내생산/해외수입한 수소를 전국의 최종 수요처로 골고루 분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소를 생산한 수에는 이를 활용하기 위해 장기간 저장하고, 장거리 운송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수소의 저장과 운송방식을 정리해보려한다.
https://sheffield.tistory.com/72
예를 들어 호주 광활한 사막에서 태양광을 이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했다고 하자. 이를 우리나라에서 수입하기 위해서는 수소가 호주에서부터 바다 건너 한국까지 와야 한다. 이를 위해선, 호주에서 한국으로 오는 긴 시간동안 수소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지 않아야 하며, 비싼 물류비용을 생각해 보았을 때, 한 번에 많은 양의 수소를 담아야 한다.
결국, 수소의 저장과 운송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양의 수소를 압축해서, 적은 부피를 차지하면서, 오랜 기간 동안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가이다.
저장 및 운송 방식에는 (1) 기체 수소, (2) 액화 수소, (3) 액상 수소, (4) 암모니아 방식이 있다.
이전 포스팅에서 봤듯이 수소의 생산방식은 ‘그린 수소’가 궁극적인 목표이자, 정해진 길이었다. 그런데, 저장-운송 쪽은 조금 사정이 다르다. 기술마다 장단점이 있고, 아직 표준화된 기술이 없어서 여러 방식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태이다. 처음 스마트 폰 시장이 열리면서 여러 브랜드가 난립하던 시기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1) 기체 수소
엄청나게 높은 압력을 가해서 수소가스의 부피를 줄이는 방식이다. 장점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기술력은 있지만, 압축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대량 저장에 불리하다. 일단 현재 국내에서 대부분의 수소는 압축된 기체 형태로 운송/저장되고 있다. 굳이 비유하면, 압축팩을 사용해 부피를 줄이는 것과 비슷하다.
(2) 액화 수소
수소를 -235도까지 얼려서 액체로 만드는 방식이다.
장점이라면, 기체수소 대비 부피를 1/800까지 줄일 수 있어 고밀도 저장이 가능하고, 설비 부지 면적도 적어 대량 저장도 가능하고, 고압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그래서 가용 면적이 적은 도심지 충전소에 유리하다.
단점이라면, 아직까진 -253도까지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 부족하고, 액화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또, 장기간 상온에 둘 경우 온도가 올라가면서 액체가 다시 기체로 변하고, 그 결과 압력이 상승하고, 기체가 빠져나간다.
(3) 액상유기수소화물(LOHC: 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
액상수소운반체에 수소를 저장하여 운송하는 방식이다. ‘액상수소운반체’라는 말이 괜히 어려운데, 쉽게 생각하면 수소와 섞여도 별 문제없고, 쉽게 떼어낼 수 있는 물질에 수소를 섞어서 액체 형태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수요처에서는 수소만 떼어내서 사용하고, 운반체는 다시 돌려보내서 다음 수소 운반에 사용한다.
정말 쉽게 생각하면 중국집에서 자장면이 넘치지 않도록 철가방에 담아서 자장면만 배달하고, 철가방은 다시 가져오는 방식이다.
장점이라면, 액화수소 대비 부피당 저장할 수 있는 수소가 많고, 온도를 -235도까지 내릴 필요 없이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단점이라면, 액상운반체에 수소를 태우고, 바다를 건너 다시 떼어내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많이 발생하고, 무엇보다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있다.
(4) 암모니아(NH3)
액상유기수소화물 방식이랑 비슷한데, 질소(N)와 수소(H)를 합성하여 암모니아를 만들고, 이를 암모니아 형태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수요처는 다시 질소와 수소를 분리하여 수소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질소는 방출하거나 산업용으로 활용한다.
쉽게 생각하면, 쿠팡에서 박스에 담아서 옷을 배달해주면, 옷은 입고, 박스는 버리던가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장점이라면, 이미 암모니아 운송-저장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적이고, 일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기술 개발속도도 비교적 빠른 편이며, 암모니아는 비교적 쉽게 액화가 가능하다.
단점이라면, LOHC방식과 마찬가지로 수소를 질소와 결합하고, 다시 떼어내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그리고, 암모니아는 악취와 독성 물질이 있기 때문에, 취급하기 어려우며, 관련 시설 설치시 인허가 및 주민 반발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소의 생산도 중요하지만, 완벽히 저장되고 운송되어야 수소가 하나의 상품이 되어 국가 간 수출입도 가능해지고, 최종 소비자가 에너지원으로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다음 편에서는 수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정리해봐야겠다.
<참고>
www.h2news.kr/news/article.html?no=7162
'기후변화 & 에너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너지 메모] 재생에너지가 만드는 새로운 미래 [에너지혁명 2030] (0) | 2021.07.18 |
---|---|
[에너지 메모] 석탄 화력발전소를 다 없애면 온실가스가 다 사라질까? (0) | 2021.07.16 |
[문과생을 위한 3분 수소] 그레이 수소, 그린 수소? (수소 생산방식) (0) | 2021.04.22 |
[문과생을 위한 3분 수소] 수소, 왜 수소인가? (0) | 2021.04.20 |
[문과생을 위한 3분 수소] 프롤로그 (0) | 2021.04.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