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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기후 뉴스] 가구회사 IKEA, "재생에너지를 팝니다"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1. 8. 25.

IKEA, ‘재생에너지’를 팝니다

IKEA는 스웨덴의 유명한 가구회사이다. 푸른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져 스웨덴 국기를 연상시키는 브랜드 로고 이미지답게,북유럽 감성 가득한 심플하고 깔끔한 가구로 유명하다. 아기자기한 소품, 조립식 가구,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IKEA 대형 매장이 주는 특유의 북유럽 감성과 IKEA 미트볼도 유명해서, IKEA 광명점, IKEA 고양점이 들어왔을 때 많은 인기를 얻었다.

사진= Pixabay

그런데, 이 IKEA가 가구, 소품, 미트볼을 넘어 ‘재생 에너지’ 판매사업을 시작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 9월부터 IKEA에서 스웨덴 가정을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판매사업을 시작한다. 실은 그전부터 IKEA는 Home Solar Business라는 서비스를 통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상태였다. 가구 사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신사업이다 보니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IKEA는 태양광 에너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IKEA Home Solar Business (사진= IKEA)

https://www.ikea.com/gb/en/this-is-ikea/sustainable-everyday/home-solar-pubf1153c43

Home Solar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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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argain, Svea Solar 등과 같은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와 협력하여, IKEA에서 태양광 패널, 인버터(Inverter) 등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제품 판매와 설치 및 관리를 제공해주는 사업모델이다.

IKEA에서 제공하는 태양광 제품 및 설치 서비스 패키지 (사진=IKEA)

https://www.ikea.com/au/en/customer-service/product-support/solar-panels/

Solar Panels | IKEA SOLSTRÅLE Solar Power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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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태양광 설치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IKEA가 스웨덴 가정을 대상으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하며, 어플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추적할 수 있게 한다. IKEA의 태양광 패널 제공 업체인 Svea Solar라는 업체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Svea Solar에서 Nordic Pool이라는 유럽 전력거래소로부터 전력을 구매해서 추가 마진 없이 스웨덴 가정에 판매하는 구조이다. 중간 마진이 없으니, IKEA가 Svea Solar라는 업체를 애용해서 전력 중개업을 하는 모델이다.

이를 통해 IKEA는 ‘Climate Positive’ 즉, 2030년까지 IKEA 가구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계획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트, ‘저도 재생에너지를 팝니다’

하지만, IKEA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21년에 갑자기 생긴 현상이 아니었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월마트(Walmart), 코스트코(Costco), 콜스(Kohl’s)등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었다. 위 같은 업체들의 공통점은 멀리서 봤을 때 마치 ‘거대한 박스’처럼 생긴 외관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네모 반듯하고 넓은 옥상면적을 갖고 있다.

(사진= The New York Times)

그래서 이런 업체들이 그동안 애매하게 놀고 있던 옥상 공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자체 소비하거나, 남는 전기를 팔기 시작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점이다. IKEA나 월마트 같은 ‘거대한 박스’ 업체들은 넓은 옥상면적, 그것도 전 세계에 깔려 있는 수만 개의 놀고 있는 옥상들을 갖고 있다.

(사진=Pixabay)

이 ‘거대한 박스’들의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다. 예를 들어, 월마트의 평균 발전설비는 점포당 415kW이다. 이 평균치에 해당하는 발전설비를 월마트 미국 내 모든 점포에 설치할 경우 1.8GW에 달하는 전력 생산 능력을 얻게 된다. 1.8GW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잘 감이 안 올 수 있는데, 1GW 중간 규모의 도시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즉, 월마트의 옥상이 중간 규모 도시 2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셈이다. 월마트의 점포당 발전설비는 기술 발전에 따라 약 880kW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하니, 미국내 모든 월마트 점포의 옥상이 만들 수 있는 전기는 약 4GW에 달할 수 있다. 이건 ‘미국 내 점포’만 계산한 것이고, 전 세계 약 30여 개국 1만여 개 월마트 매장에 모두 설치할 경우 월마트가 발전하는 전기의 양은 약 10GW에 달할 수 있다.

(사진=Pixabay)

전력회사의 경쟁사는 월마트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은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재편했고, 이로 인해 경쟁자라는 개념도 바뀌어 버렸다. 경쟁자라 함은 같은 업종끼리 경쟁하는 것을 의미했지만, 이제 기업은 회사를 넘나들며 경쟁을 해야 한다. 마치 아이폰 때문에 카메라 업계가 핸드폰과 경쟁하게 됐고, 그 결과 코닥, 캐논 등 카메라 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듯이 말이다.

아이폰과 경쟁하게 된 카메라 회사 (사진=pixabay)

이렇게 IKEA, 월마트를 비롯한 회사에서 남는 옥상과 공간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 시작한다면 가장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기존의 거대 전력회사이다. 첫번째 이유는, 거대 기업들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면서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주요 소비자를 잃게 되었고, 두번째 이유는 한 때 소비자였던 기업들이 남는 전력을 외부에 공급하면서 경쟁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의 효율이 좋아질수록, 그리고 설치 비용 외에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태양광 발전 설비가 많아질수록 월마트의 경쟁력은 높아지게 된다.

(사진=pixabay)

태양광 에너지를 비롯한 재생에너지가 갖는 가능성은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점도 있지만, 중앙 집중적이던 에너지 산업의 근본적인 사업모델을 분산형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유통이 발달하지 않던 시기에는 모든 사람들이 중앙 시장에 모여야만 물건을 사고팔 수 있었지만, 유통과 IT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개개인 상점이 되어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듯이 말이다. 중앙 집중형 발전 모델이 좋은 것인지, 분산형 발전 모델이 좋은 것인지는 각자 장단점이 있겠지만, 변화가 오고 있다는 점은 확실 한 것 같다. 2015년도에 나온 책 [에너지혁명 2030]에 “월마트와 기타 빅 박스 소매점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기를 팔게 될 수도 있다”라고 했는데, 불과 5년 정도 지난 시점에 IKEA에서 소비자에게 전기를 팔기 시작했다.

(사진=pixabay)

향후 재생에너지 산업은 부동산 사업과 궤를 함께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태양만 있다면 어디서든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이라면, 결국 관건은 땅을 가진 사람, 그리고 전기가 필요한 곳에 땅을 가진 사람이 결정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생각을 남겨본다.


※ 참고자료 ※

- 토니세바, <에너지혁명2030>, 교보문고, 2015.07.30

- Anna Ringstone, <IKEA starts selling renewable energy to households in Sweden>, REUTERS, 2017.08.17

https://www.reuters.com/business/sustainable-business/ikea-starts-selling-renewable-energy-households-sweden-2021-08-17/

IKEA starts selling renewable energy to households in Sweden

IKEA, the world's biggest furniture brand, is branching out into selling renewable energy to households, starting with home market Sweden in September.

www.reu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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