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해보기: 책을 팔아보게 되었다]
1화: '스마트 스토어를 해야 하나?'
일단 뭐라도 해보기로 했다. 그게 ‘뭘 해야 되지’라는 고민보다는 훨씬 나았다.
‘스마트 스토어’. 누구나 자신의 점포를 열고, 물건을 팔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다. 누구라도 팔 물건만 있으면, 물건을 팔고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다. 이미 스마트 스토어나 아마존 셀링에서 돈 좀 벌었다는 사람들이 유튜브나 블로그 상에 심심찮게 보인다.
주변에도 외국계 기업의 마케터로 일하면서, 살금살금 구축해 놓은 스마트 스토어 채널이 잘 돼서 퇴사하고 전업으로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하는 분이 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회사에 다니는 것만큼 소득이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회사에 다닐 때보다 돈은 더 많이 벌고 있다고 한다.
요즘 항상 ‘뭐라도 해야 한다’라는 생각 중인데, 나도 스마트 스토어나 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남들 다 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재미있어 보이기도 했고, 유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돈 하나 들지 않고, 좋은 물건만 싸게 잘 구해와서, 콘텐츠를 잘 만들어서 고객을 유입 및 전환하고, 마진을 적절히 붙여서 팔면 돈을 벌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좋은 물건을 어디서 싸게 구해 오느냐’였다. 예를 들어 내가 핸드폰 케이스를 판다고 해보자. 내가 핸드폰 케이스를 직접 만들 수는 없으니 어디선가 좋은 핸드폰 케이스를 구해와야 한다(= 품질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남들보다 “싸게” 팔아야 한다(=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우연히 한 두 개 정도는 팔 수 있겠지만, 품질/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다. 아니면 적어도 엄청 싸거나, 품질이 가격을 상쇄할 만큼 좋거나.
물건이 생산되어 최종 소비자까지 가는 단계를 생각해 보았다.
물건은 "생산→ 마케팅 및 홍보→ 유통→ 판매" 를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마케팅 및 홍보와 유통의 순서는 바뀔 수도 있겠다.)
스마트 스토어는 이 중에서 ‘유통’과 ‘판매’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을 해 봐도, 아무런 기능과 경쟁우위가 없는 가게가 유통 기능만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물론 무자본으로 스마트 스토어를 성공시킨 사례들을 보면, 계속 사업을 진행하면서 본인의 유통채널을 키우고, 자연스레 도매상 및 공장과 관계도 구축하면서 생산 쪽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렇게 투자할 여력이 없다.
어쨌든,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생산→ 마케팅 및 홍보→ 유통을 모두 다 잘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하나라도 잘해야 이를 거점 삼아서 시작이라도 해볼 수 있다. 이를테면, 엄청나게 맛있는 국밥을 만들면 (생산 장악) 사람들이 어렵게 찾아서라도 오고, 블랙핑크가 광고하는 화장품이라면 (마케팅 및 홍보 장악)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살 것이고, 편의점처럼 전국에 유통망이 있으면 (유통 장악) 자체 PB상품을 만들어 싸게 팔 수 있다.
그리고 생산, 마케팅 및 홍보, 유통 중에서 생산을 장악하는 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좋은 물건을 쥐고 있으면 홍보하기도 쉽고, 가격도 통제할 수 있다. 남들보다 좋은 물건을 조금이라도 싸게 팔면 많이 팔고, 많이 벌 수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래서, 스마트 스토어 같은 온라인 셀링이라는 걸 나도 언젠가는 해볼 수도 있겠는데, ‘공급처’를 확보하거나, 적어도 ‘공급처’와 가느다란 인연이라도 만든 후에 시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개척하기에는, 지금 '월화수목금' 회사 생활만 하기에도 벅차다. 정주영 회장님의 말씀대로 ‘해봤어?’ 정신을 발휘하고자 했으나... 죄송스럽게도 일단은 아닌 것 같았다… ‘공급처’가 나타나기까지 일단은 접어 두기로 했다.
한두 달 그렇게 생각만 하고 스마트 스토어는 잊고 있던 차에 우연한 기회가 생겼다.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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