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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에너지 메모] 일본의 에너지 정책 변화... 그 결과는? (feat. 일본과 LNG)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1. 7. 29.

일본과 LNG

LNG(Liquified Natural Gas, 액화 천연가스)라는 품목에 있어 아시아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전 세계 LNG 수요 중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출처: Offshore Energy

 

그중에서도 특히 일본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일본은 LNG 시장의 초기 개척자이자, 지금까지도 세계 LNG 시장에서 가장 큰 손님이다.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지 않는 지역으로 공급하는 LNG라는 방식이 생소했던 1970년대에 일본은 굵직한 장기계약건을 추진하며 LNG시장의 초기 개척자가 되었고, 2020년 기준 세계 1위 LNG수입국이다.

 

BP에서 발표한 'Review of World Energy 2021'

*BP에서 발표한 '2021년 세계 에너지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일본의 LNG 수입량은 세계 전체 수입의 21%로 1위를 차지하였다. 2020년뿐만이 아니라 일본이 항상 LNG 수요 1위였다. (2위는 중국, 3위는 한국이다)

시장과 기술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던 1970년대부터 일본이 2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진행하고 유지한 덕분에 세계 각지의 LNG 공급업자들이 안정적을 수익을 얻고 지금의 LNG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으니, LNG라는 품목에게, 나아가 천연가스라는 품목에게 일본은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출처: 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2011년 원전사고를 기점으로 원자력 발전이 급감하고, 이를 LNG가 대체하고 있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방사능 공포를 겪은 일본은 원자력 발전량 비중을 급격히 낮추었는데, 급격히 감소한 원자력 발전량을 대체하기 위해 2011년 이후 일본의 LNG 발전량은 급격히 증가하였다.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의 비중도 늘리고는 있지만, 아직 미비하다. 이렇게 오랜 기간 LNG는 일본에게, 일본은 LNG에게 중요한 파트너였다. 

 

일본, 신재생 에너지는 늘리고 LNG는 줄이고

 

하지만, 최근 LNG의 나라 일본에서 LNG를 '대폭' 줄이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택하고, LNG를 줄이려는 모양새다. (출처: 에너지 경제 '재생에너지로 입맛 바꾼 일본... 세계 LNG시장 지각변동 온다)

7월 21일, 일본 정부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에너지 정책을 담은 '에너지 기본계획' 개정안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 개정안의 내용을 보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늘리되, 화석연료의 발전 비중을 '대폭'줄이겠다고 한다. 개정안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재생에너지(태양광, 해상풍력): 최대 24%에서 35%로 확대
※화석연료(석유, 석탄, 천연가스): 56%에서 41%로 축소할 예정
(블룸버그는 이로 인해 일본의 LNG 수요가 2030년까지 1/3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LNG발전 감소가 어째서?


일본이 LNG 수요를 줄이겠다는데 그게 뭐가 대수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일본이 이 시장에서만큼은 워낙 '큰 손'이고 세계3위의 LNG수입국인 우리나라도 나름 큰 손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대로 일본이 LNG수요를 안정적이게, 점진적으로, 영구히 줄여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를 아무리 늘린다고 해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으로 인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최근의 이상기후와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인해 줄이겠다고 호언장담한 일본의 LNG 수요가 갑자기 증가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렇게 되면 일본은 급하게 LNG를 구매해야 하는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큰 수요가 달려들면 현물시장의 LNG 가격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실제로 예상치 못한 수요로 인해 LNG 카고 하나의 가격이 한 달새 4배 널뛰기를 한 기록이 있다.)  아무튼 예측 불가능성이 많아지고, 불안정해지니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LNG시장 자체가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이 물량을 한국과 중국, 혹은 다른 국가가 흡수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화석연료인 LNG를 무한대로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면 점차적으로 LNG 관련 인프라 및 가스전 개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시장 자체가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38%까지 늘리겠다는 일본, 과연?


한편으론 '과연?'이란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넓지만, 일본도 국토가 한정된 나라이고, 섬나라이다 보니 이웃국가들과 전력망이 단절된 국가인데 과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급격히 늘릴 수 있을까 싶다. 그렇다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원자력 발전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원자력을 늘리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우리나라는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을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탄소배출이 적으면서 현실적으로 전력수요를 지탱할 수 있는 LNG 수요를 늘리고 있다. 반대로 일본은 LNG수요를 줄이고 원전을 늘리거나 바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겠다고 하니 흥미롭다. 곧바로 화석연료를 버리고 신재생에너지로 체질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텐데, 과연 에너지 전환이 가능할지, 그리고 어떻게 가능할지 궁금하다. 

 

 

https://www.ekn.kr/web/view.php?key=20210728010004667 

 

재생에너지로 ‘입맛’ 바꾼 일본…세계 LNG 시장 지각변동 온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높이는 반면 화석연료 비율을 대폭 낮추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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