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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에너지 메모] 석탄 화력발전소를 다 없애면 온실가스가 다 사라질까?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1. 7. 16.

만약,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로 지구의 모든 에너지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치자. 그럼 탄소배출이 '제로'가 될 수 있을까? 석탄발전소가 없으니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 

 

전 국토를 태양광으로 덮었다고 치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고 해도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 수 없다. 아니, 지금 발생되는 탄소 배출의 절반도 줄일 수 없다. 지구 상의 전기발전원을 전부 탄소배출을 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바꾼다 해도(불가능에 가깝지만 가능하다고 가정하면), 전체 탄소배출의 27% 만을 줄일 수 있을 뿐이다.  

전기생산이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의 27% 수준

왜냐하면 탄소배출은 전력생산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모든 활동에서 방출되기 때문이다. 굳이 과장을 보태지 않아도 먹고, 자고, 이동하고, 입는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온실 가스가 배출된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을 종합적으로, 전체적으로 논하기 위해서는 전력생산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활동을 고려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중 인간의 행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음과 같다. (출처: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1. 무언가를 만드는 것 (시멘트, 철, 플라스틱) : 31%

2. 전기 (전력생산): 27%

3. 무언가를 기르는 것 (식물, 동물): 19%

4. 어딘가로 이동하는 것 (비행기, 트럭, 화물선): 16%

5. 따듯하고 시원하게 하는 것 (냉난방 시설, 냉장고): 7%

 

즉, 전력생산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로서 생각보다 적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시멘트, 철,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1%나 된다. 그래서, 온 지구를 태양광과 풍력으로 뒤덮어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력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도, 인류는 여전히 73%의 온실가스를 해결해야 한다. 


솔직히 모든 전력생산을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이 어려운 일에 성공해도 겨우 27%를 성공했을 뿐이라는 말을 들으면 힘이 빠지긴 한다. 그래도 다행인건, 각 산업과 기술이 서로 연관되어 있어 한 분야의 기술적 혁신이 다른 분야의 혁신을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왜냐하면, 절망하고 포기하면 진짜 끝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기후재앙은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비정상적으로 더운 날씨, 잦은 홍수와 가뭄이 전부 기후변화가 연관되어 있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선 기술, 시장, 정책 삼박자가 맞아돌아가면서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내가 기후재앙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에 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서 답답하기도 하다. 내가 태양광 발전 효율을 높일 수도 없고, 기후 관련 입법을 재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빌게이츠는 시민으로서,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기후 관련 정책을 제정할 수 있는 정치판을 형성하고, 소비를 통해 친환경적인 제품이 형성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친환경 정책에 깨어있는 정당과 정치인을 투표하거나,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인조고기를 구매하거나 등등이다. 

 

개인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의식하고, 목소리를 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적어도 내 주변 5명 정도 한테는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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