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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에너지 메모] 탈석탄 시대의 죽지 않는 석탄의 부활...?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2. 6. 23.

2015년 파리 기후협약, 제26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 (COP26)을 거치면서 인류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자는 약속을 했다. 한국 정부도 이상적으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 'Net-Zero'달성을 목표로 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1. 죽지않고 살아난 석탄발전

탈탄소와 탈석탄을 외치며 석탄 사용을 과감히 줄인지 1~2년 만이다. 세계 석탄 발전량이 `18년도에 정점을 찍고 조금씩 줄어가는가 싶더니 별안간 `21년에 급증했다. 그냥 급증한 게 아니라 지난 5년 새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영국의 기후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지난해에 세계 석탄 발전량은 전년 대비 9% 증가하였다고 한다. 분명 전 세계인들이 모여 탈탄소와 탈석탄을 약속했지만, 어찌 된 게 석탄 발전량은 우리가 약속한 바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출처: 서울신문

심지어 가장 강력하게 탈석탄 정책 드라이브를 걸던 유럽의 독일과 오스트리아도 최근 유휴 석탄 화력 발전소를 일시적으로 다시 가동하기로 하였다. 특히 독일은과 오스트리아는 가장 강력하게 석탄 사용을 제한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늘린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 석탄 발전량 증가의 원인은?

급작스러운 석탄 발전량 증가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첫 번째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의 가스 에너지 무기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배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유럽 국가들이 먼저 러시아 가스 수입을 줄이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반발로 이제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에 가스공급을 제한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쟁 발발 후 얼마 되지 않아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직공급 하는 '노르드스트림 2' 가스관 사업이 중단되었고,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중단하거나 제한했다. 최근엔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가스관 정비를 이유로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 가스 공급을 제한했다. 

 

그 결과 천연 가스 가격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무섭게 오른 천연가스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석탄 발전소를 가동하게 된 것이다. 물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가 있다지만, 단기간에 천연가스를 대체하기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2) 코로나 19로 위축되었던 실물 경제의 회복

게다가 최근 코로나 19가 '엔데믹'화 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2년 넘게 위축되었던 실물 경제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천연가스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발전사들은 어쩔 수 없이 석탄발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3) 생각보다 더딘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또 하나의 문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더디다는 점, 그리고 재생에너지가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간헐성이 천연가스 발전의 즉각성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탈탄소를 목표로 `20년 기준 전기생산의 40% 가까이를 풍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던 영국은 기상 이변으로 바람이 멈추자 에너지 부족에 처했고 전기요금이 7배 가까이 뛴 사례를 보여주었다. 아직까지 재생에너지가 완전하게 화석연료를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3.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라는 두마리 토끼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에 따른 가스 가격 급등과 석탄 발전으로의 회귀는 탄소중립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탄소중립 못지않게 에너지 안보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탄소중립을 외치며 재생에너지나 천연가스에 지나치게 의존한 국가들은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과 불안정한 에너지 공급 현황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같은 자원부국이 마음만 먹으면 자원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무조건 적인 탄소중립보다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목표로 하되, 국가별 상황을 고려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각국의 정책과 산업이 변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원의 95%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특정 자원을 보유한 국가가 이를 무기화 할 경우 무력하게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원자력, 혹은 미래의 수소 에너지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를 사용하되, CCUS 기술을 탑재한 화석연료 발전도 적절히 섞어서 가지 않을까 싶다. 특히, 전력 생산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및 철강 제품등 제조 부문에서도 탄소배출이 많은 한국은 CCU, CCS 기술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세계정세는 더욱 불안해지고, 자유 무역체계의 위기에 따라 공급망의 붕괴와 자원의 무기화는 더욱 가속될 것 같다. 이에 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구성과, 안정적인 해외자원 확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와 동시에 탄소중립이라는 전 지구적인 목적에도 충실해야 할 것이고.


※참고※

https://www.sedaily.com/NewsView/267BIQ7KHH

 

폭염에 에너지 위기 증폭…유럽 '脫석탄 정책' 후퇴하나

AP연합뉴스우크라이나 전쟁에 때 이른 폭염까지 덮친 유럽의 에너지 안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냉방 수요가 급증해 대규모 정전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www.sedaily.com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621016010 

 

푸틴이 가스관 잠그자… 유럽 “석탄 종말” 반년 만에 “석탄 부활”

‘탈원전’ 이끌던 독일·오스트리아 잇따라 석탄 사용 확대 긴급 조치 코로나 해제 이후 전력 수요 급증 작년 세계 석탄 발전량 역대 최고, “석탄 발전에 종말을 고했었는데….” 지구 온도 상

www.seoul.co.kr

https://news.nate.com/view/20220620n21956

 

'러·우크라 사태의 교훈'···탈탄소 만큼 중요한 에너지안보 | 네이트 뉴스

경제>산업/기업 뉴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편집자주] [창간기획]그린볼루션(GreenVolution, Green+Evolution), 친환경 대전환의 시대다. 화석연료가 지배하던 세계 경제가 저탄소 청정 에너지 기반

news.nate.com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10914/109254319/1

 

英, 바람 멈추자 전기요금 7배 급등…“풍력 발전 의존 탓”

전력생산의 25%를 풍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에서 최근 바람이 불지 않자 발전량이 줄어 전기요금이 1년 만에 7배로 치솟았다. 영국의 풍력발전소 가동 중단 여파는 영국과 전력…

ww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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