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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 에너지

[에너지 메모] 21세기 새로운 뉴딜 정책이 시작된다

by 글 잘쓰는 허생원 2020. 12. 19.

"그렇게 (화석) 에너지로 변형된 채 저장되어 있던 사채에 의존해 인류는 지난 200여 년 동안 풍요를 누려왔다. P.236"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6237968

 

글로벌 그린 뉴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계획 “그린 뉴딜”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현시대 전 지구적인 중대 과제인 ‘기후변화’와 관련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다룬『글로벌 그린 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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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린 뉴딜' 현 정부에서 주요 과제로 삼고 추진하는 정책이기도 하거니와, 최근 에너지 전환과 관련하여 자주 등장하는 이슈이다. 코로나 때문인지, 이상 기후 때문인지 부적 올 한 해 에너지 전환을 향한 움직임이 활발했다.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 각국에서 '탈탄소'를 선언하고 있다. 원래 '그린 뉴딜'이라는 개념은 미국에서 계속 언급되고 있었는데, 현 정부에서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인지 그린 뉴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 

 

친환경 인프라와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이를 통한 경제 활성화라는 개념이 1930년대 대공황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정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뉴딜 정책과 닮아 있어 '그린 뉴딜'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친환경에 좀 더 방점을 둔 뉴딜정책이라는 점에서 '그린'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이고.

 

그린 뉴딜은 단순히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를 쓰는 환경운동이 아니다. 저자는 그린 뉴딜이란 '인프라의 전환'이며, 인프라의 전환에 따른 대변화를 포함한다고 한다. 

 

 

[발췌]

1.

- “그린 뉴딜이라는 이름은 1930년대에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원한 뉴딜과 유사한 비상대책이라는 의미로 친환경 녹색 성장에 방점을 두고 찍은 것이다. P.15

 

2.

- 죽어가는 화석연료 중심의 2차 산업혁명 인프라에서 스마트 녹색 탄소 제로 3차 산업혁명 인프라로의 전환은 그린 뉴딜의 핵심이다. P.44

 

3.

- 3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네트워크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분산적이고 개방적이며 투명하게 설계된다. p.46

 

4.

- 가장 많은 에너지와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은 ICT 인프라이다. P.66

 

5.

- 운송 부분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세 가지 요인…(1) 휘발유 차량에서 녹색 에너지로 구동되는 전기 및 연료전지 차량으로의 이행 (2) 차량 공유 서비스로의 전환 (3) 자율 주행 차량의 도입… p.89

 

6.

- 도전자가 방어자의 기존 시장에서 3퍼센트만 빼앗아도 방어자의 매출은 종종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하며 궁극적인 종언을 예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자면 전기가 조명의 단지 3퍼센트를 차지했을 때에도 가스 조명의 수요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했다. P.123

 

7.

- 세계의 미래 에너지 공급을 예상하는 데에서 중요한 두 가지 변수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의 성장률과 태양광 및 풍력 발전 공급의 성장률이다... 총에너지 수요 성장률은 1.3퍼센트, 태양광 및 풍력 발전 공급 성장률은 17퍼센트라고 추정하면, 화석연료 수요가 정점을 찍는 시점은 2023년이 된다. P.125

 

8.

-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가 가변적이라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향후 수십 년 동안 기존의 화석연료 전력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개념은 가스 업계가 퍼뜨린 일종의 현대판 도시 신화라 할 수 있다. P.127

 

9.

- 빠르게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배터리 저장 장치 및 수소 연료전지 저장 장치 덕분에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예비 전력은 수월하게 확보될 수 있다. P.127

 

10. 

- "구멍에 갇힌 걸 알았다면 더 이상 구멍을 파지 마라" 화석연료는 이제 땅에 남겨 두는 게 상책이다. P.142

 

11.

- 갈수록 더 많은 펀드가 화석연료에서 자본을 빼내 녹색 에너지와 21세기 청정 기술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P.155

 

12. 

- 그린 뉴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어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될 것인가?... 미국 전력 연구소가 전국적인 스마트 그리드의 구축 비용으로 제시한 4760억 달러라는 금액이 주간 고속도로 건설에 투입된 비용과 거의 일치하며... P.194

 

13. 

- 미국 전역에 그린 뉴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 주 정부들은 20년간 집행할 9조 2000억 달러를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1) 이른바 슈퍼 리치에 대한 보다 높은 차등 세율의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 (2)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국방부 예산 중 일부를 재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3) 매년 석유와 가스, 석탄 산업에 제공되는 150억 달러에 가까운 연방 보조금을 중단한다면 연방 정부는 그만큼의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4) 제안된 보편적 탄소세 세입 중 일부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5) 수조 달러에 달하는 공공 및 민간 연금 기금이다. 

 

14.

- 그렇게 (화석) 에너지로 변형된 채 저장되어 있던 사채에 의존해 인류는 지난 200여 년 동안 풍요를 누려왔다. P.236


[책을 읽고]

평점: ★

한줄평: 그린 뉴딜은 인프라의 근본적 변화

 

어려운 책이다. 그리고 지루한 책이다. 그럼에도 시대의 화두라는 '그린 뉴딜'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는 책이다. 적어도 '그린 뉴딜'이란 1930년대 뉴딜 정책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이며, '그린'에 방점을 찍은 움직임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인류 역사에서 극적인 변화는 언제 일어나는가? 일명 '범용 기술 플랫폼'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지면 인류 역사에서 경제적, 사회적 대변혁이 일어난다고 한다.

 

대변혁을 가져오는 범용 기술 플랫폼

경제 및 사회 활동을 관리하는 커뮤니케이션 매개체, 활동에 동력을 제공하는 동력원(에너지원), 활동을 가능케 하는 운송 및 물류 메커니즘. 이 3가지 요소가 '딱' 합쳐지면 가히 혁명이라고 할만한 대변혁이 일어난다. 

 

드래곤볼 7개를 다 모으면 용이 나타나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허황된 이야기 같지만, 인류의 경제, 사회 변혁을 잘 정리한 인사이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1차 산업혁명 때는 석탄이라는 동력원을 이용하여서, 인쇄 및 전신을 통해 소통하였고, 전국의 철도망을 통해 이동하였다. 그러다 2차 산업혁명때는 석유라는 동력원을 이용하여서, 전화 및 라디오 그리고 텔레비전을 통해 소통하였고, 전국의 고속도로망과 내연기관 차를 통해 이동하였다.

 

그리고 21세기 들어서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기 시작하였고, 동력원으로 석유의 시대가 저물면서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가 등장하고 있고, 이에 맞추어 전기차 및 연료전지 차량이 등장하고 있다. 2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가고, 3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3차 산업혁명 시기에 맞추어 인프라의 대대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 1930년대 뉴딜정책을 통해 미국이 2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구축하고 성장했던 것처럼, 21세기에는 3차 산업혁명 시기에 맞추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인프라의 변화는 의식과 거버넌스의 변화를 동반한다

그리고 인프라의 변화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다. 인프라의 변화에 따라 인류의 의식과 거버넌스는 보다 큰 집단성과 세계관에 대한 감정적 진화를 동반했다. 

 

1차 산업혁명 인프라의 시간적-공간적 범위는 내수 시장과 그것을 감독하는 국민국가 거버넌스를 유발했다.

2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글로벌 시장과 각국의 협력을 통해 그것을 공동 관리하기 위한 국제연합,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 무역기구와 같은 국제기구의 설립을 이끌어 냈다.

3차 산업혁명 인프라도 이에 맞는 의식과 거버넌스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보다 수평적인 거버넌스, 공동의 생물권 의식을 갖는 집단으로 의식과 공감의 범위가 확장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린 뉴딜 인프라의 대변혁을 통한 3차 산업혁명의 완성과 이로 인한 인류의 의식 및 거버넌스의 변화.

이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너지 전환과 환경문제는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당위성'의 문제였지만, 이제는 '경제성'의 문제가 되었다. 이미 경제성에서 태양 및 풍력에너지가 화석에너지를 압도했고, 세계 투자은행 및 연기금의 자본은 화석에너지에서 발을 빼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3%의 법칙'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도전자가 기존 방어자가 갖고 있던 힘의 3%만 빼앗아도, 기존 방어자는 급속도로 붕괴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규모'가 아닌 '성장성'을 보고 움직인다. 지금 내가 투자한 돈이 후에 커지기를 바라고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방어자의 덩치가 아무리 커도, 새로운 도전자가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면 투자자들은 새로운 도전자의 손을 들어준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자가 기존 방어자의 기존 시장에서 3%만 빼앗아도 기존 방어자는 급속도로 붕괴하는 것이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최근 에너지 전환에 따라 '브릿지 에너지'로 수요가 증가하는 천연가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남겼다. 결론부터 말하면 천연가스도 결국 화석연료다. 그리고 화석연료는 결국 사라진다. 가장 큰 문제는 생각보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경제성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천연가스는 '브릿지'가 되어서 석유와 재생에너지를 이어 주기도 전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 천연가스의 특성상, 투자자들은 점점 천연가스 인프라에 투자하기를 주저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천연가스 시장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2007년쯤엔가 아이폰을 처음 세상에 내놓았다. 그때는 이정도일지는 몰랐지만, 10년이 지나 지금은 스마트폰은 당연한 것이 되었고, 돌아보니 당시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은 혁명적인 변화였다. 어쩌면 10년 후에 새로운 인프라를 누리면서 2020년경에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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